끄적끄적
귀여운 할머니
김윤식
2019. 5. 31. 03:14
전철을 탔습니다.
몇 달 만입니다.(아팠습니다.)
옆자리 할머니 휴대폰 문자 메시지 날리십니다.
한 자 한 자, 또각또각
프라이버시라, 아니 제 눈이 나쁘고 아파서, 내용은 못 봤어요.
안경 안 쓰셨습니다.
모자가 앙증맞네요.
여든은 가뿐히 넘기신 것 같고요.
문장 길어요.
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려요.
그래도 검지 손가락으로 홀소리 하나 닿소리 하나 콕콕 찍으시는데...
아, 무척 귀여우셨어요.
저는 내리고, 할머니는 여전히 콕콕 찍으십니다.